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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천재를 넘어 육아만재

윤석렬 대통령의 수능 킬러문항 배제 방침 발표 이후

by 줄그결 2023.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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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뜨거운 감자가 되어 버린 윤석렬 대통령의 수능 발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9일에 수능에서 공교육 범위 밖에서 나오는 킬러문항을 배제하라고 지시를 내렸고 그 뒤로 학생들과 학부모들, 공교육 교사들에 이어 사교육계의 유명한 일타강사들까지 나서며 저마다의 속내를 내놓고 있다. 크게 긍정적인 반응과 우려가 섞인 부정적인 반응으로 나눠지는데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알아보며 준비는 하되, 우리 아이들에게 흔들리지 않는 담담함을 보여주자. 우리가 어른이니까.

 

킬러문항을 배제하라는 대통령의 속내

킬러문항을 배제하라는 대통령의 단도직입적인 발언을 통해 정부는 결국 공교육을 강화하고 사교육을 근절시키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공교육 과정 내 수능 문제 출제라는 기조는 근본적으로 그리고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가 가야 하는 올바른 방향이다. 

 

우리나라 사교육비 시장에 쏟아 붓는 금액은 우리나라 재계 1위 삼성의 연구개발비보다도 많다고 한다. 부모들의 노후자금까지 저당 잡히면서 아이들을 위해 당장 매달 꼬박꼬박 사교육 시장에 그들의 노동소득을 갖다 바치니 국가의 중산층의 재정 안정성이 탄탄할 리 없다. 

 

그리고 사교육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없는 분위기 속에서 아이를 낳아 키울 용기 있는 젋은 세대들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출산율의 바닥을 찍고 있는 지금의 우리나라 상황에서 정부는 인구수를 보존할 수 있는 어떤 카드라도 써야 할 것이다. 출산율과 수능을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엮을 수는 없더라도 분명 간접적인 연결 관계는 있다고 본다. 

 

 

 

 

킬러문항이 사라진 후 가능한 시나리오

최상이권, 또는 극상위권 아이들이 풀만한 초고난도 문제를 일컫는 킬러문항이 대통령의 지시로 당장 사라지는 수순을 밟을 것이다. 그러면 그 이후에 가능한 시나리오는 무엇일까?

 

 

준킬러 문항 다수 포진

초고난도 문제 바로 아래 단계에 있는 준킬러 문항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난 3월 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교육방송인 EBS 교재 연계 체감도 제고와 킬러 문항 출제 지향이라는 수능 출제 기조를 발표했다. 그러니까 엊그제 그냥 우발적으로 대통령이 기분에 따라 내뱉은 말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옐로 카드를 준 것인데 그래도 그 부분이 반영이 안 된 것 같으니 대통령은 급기야 위와 같은 발언을 대놓고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1등급부터 만점자에게는 킬러 문항이 없어지니 예전보다 쉬워지겠지만 2등급~4등급대 학생들에게는 예전보다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적어질 가능성이 크다. 즉 난이도 상의 준킬러 문제가 이전보다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킬러문항과 준킬러문항의 정확한 개념은 없으나 통상적으로 정답률 5~10% 이내의 문항을 킬러 문항이라고 하고, 20~30%의 문항을 준킬러 문항이라고 이야기한다. 

 

 

 

 

만점자 속출을 막아야 하는 상황

그래서 정부는 킬러 문항을 없애는 것과 동시에 만점자 속출을 막아야 하는 과제까지 떠안게 되었다. 만점자들이 무더기로 나오지 않도록 손쓰는 그나마 쉬운 방법이 킬러문항을 심는 것이었는데 그걸 못하게 되었으니 과연 어떤 방법으로 아이들의 진짜 실력을 파악할 수 있는 변별력을 확보할 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일단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준킬러 문항의 수가 많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수능에서는 성적 상위 4% 내에 들어오면 1등급이다. 그런데 지금의 킬러문항을 다 빼버리면 만점자가 대거 등장하고 그럼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실제 2015년에 최악의 물수능이라고 오명을 뒤집어쓴 사건이 다시 재연될 수 있는 것이다. 

 

벌써 수능이 도입된 지 30년이 되었다. 따라서 기출 문제도 많이 쌓여 있고 나올 수 있는 모든 유형의 문제들은 나올만큼 다 나왔다고 보면 된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그 모든 유형에 기계화되어 척척 풀어내니 킬러문항이 없는 수능에서는 이 아이들이 만점을 받을 가능성이 더 큰 것은 사실이다. 결국 수능 출제위원들은 남은 시간 동안 킬러 문항은 아니지만 최상위권 아이들이 풀기 힘든 문제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공교육의 정상화와 교과서 안 수능 출제

출제 범위를 공교육 과정으로 제한해 버린 대통령의 지시 덕분에 실제 9월 모의고사와 이후 수능에서 교과서 밖 문제는 출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비문학이라는 영역까지 꼭 집어 이야기한 만큼 국어영역에서 비문학 지문은 교육방송 고재와 연계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어영역의 독서 부문은 다양한 소재와 분야의 글을 읽고 그 글을 이해할 수 있는 어휘력, 추론력, 비판적 사고력 등 광범위한 문해력을 측정하는 데 목적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교과서 안 수능 출제라는 발언을 생각했을 때 교과서의 모든 과목에서 배울 수 있는 소재를 충실히 탐구하는 공부 습관이 우리 아이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국어 영역의 비문학 지문도 타 과목의 교과서 안 소재에서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니까 그렇다. 굳이 교과서 밖에 있는 아이들이 들어보지 못한 어려운 소재나 연구 주제를 가져오지 않더라도 사회나 과학 교과서 안에 나오는 광범위하고 다양한 소재를 빌려와 비문학 지문을 만드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그것을 잘 연계해서 능동적이고 통합적인 사고를 통해 문제를 풀 수 있게 창의력을 발휘할 분들이 수능 출제위원들인 것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킬러문항 같은 건 없다고 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찾아야 한다. 수능의 난이도가 이러쿵저러쿵 말들을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그것에 흔들리지 말고 하던 것을 계속할 수 있도록 부모들과 선생님들은 평정심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혼란스럽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것을 할 수 있는 꺾이지 않는 마음, 강한 멘털을 장착하고 남은 5개월을 묵묵히 달려보자. 좋은 취지의 발언이니, 결국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민국의 수능생들 모두 힘을 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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