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라면 내가 키우는 우리 아이가 그저 그런 사람이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좀 더 넓은 사회에서 최고의 인재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나 육아에 열을 다하는 게 우리 부모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런데 요즘 여러 곳에서 들려오는 말에 의하면 우리나라 최고 대학을 나와서 최고 인재로 뽑혀 최고 회사에 들어갔는데 일처리를 잘 못한다고 회사에서 꾸지람을 듣고는 이내 엄마란 사람이 회사에 전화를 해서 당당히 따진다는 일화가 꽤 많다. 심지어 대학교 수강신청까지 엄마가 해주고, 회식에 갈지 안갈지도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보는 젊은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왜 이런 일들이 우리 사회에 어느 정도 일반화되었을까?
전 구글 본사 인사담당자가 30년간 인사업무에 종사하면서 세계최고의 인재들을 만나 본 이야기를 구성해서 그 이야기를 해본다.
문제가 문제다
'문제'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문제는 우리 일반인들에게 부정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다. '문제아'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문제라는 말 자체가 과거로부터 형성된 어떤 안좋은 것들이 쌓여진 이미지를 연상하게 한다.
그런데 문제가 핵심 화두가 되어버렸다. 이미 챗GPT에서 보듯이 인공지능이 모든 기존에 나와 있는 정보들로부터 답을 가지고 있고 우리 중 어느 누구도 빠른 시간 안에 인공지능을 능가하는 정리와 해법을 세상에 내놓기는 힘들어졌다.
그런 면에서 문제를 이제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문제는 과거로부터 형성된 것이 아닌 미래지향적인 도전과제가 되어야 한다. 현재와 내가 꿈꾸는 미래 사이에 변화되어져야 할, 즉 이루고 싶은 어떤 것. 이렇게 문제 자체를 긍정적인 의미로 다르게 받아들여야 한다.
문제해결사가 아닌 문제창출자
우리 아이들이 답이 없는 문제를 스스로 생각해 내고 만들어 내는 능력이 관건이다.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미리 가져와 내가 한번 해결해 보고 싶어 하는 마음.
현재는 이러한 상황인데 몇 년 후엔 이런 상황으로 만들고 싶어.
나는 현재 이런 사람이지만 얼마 후엔 또 다른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한번 해보고 싶어.
이러한 생각이 가능하도록 부모가 아이를 키워야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아이들에게 주는 문제는 국영수사과 이런 문제집의 문제들이 고작이지만 우리 아이들이 미래에서 해야 할 일은 그런 것들이 아니다. 없는 문제를 생각해 내고 미래에 있을 수 있는 문제를 긍정적으로 상상해 보는 능력. 이 능력을 갖춘 사람만이 사회에서 쓸모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구글, 애플, 아마존과 같은 거대 기업들은 답이 보이지 않는 어려운 문제에 진작부터 도전해왔기 때문에 몇 천조의 회사로 성장한 것이다.
Leadership Development & Innovation Programs | Singularity
Future proof your business with leadership development and innovation programs focused around exponential technologies.
www.su.org
실리콘밸리에 있는 성인들이 입학하는 학교인데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알겠지만 여기에서 고민하는 문제들은 이른바 전 인류를 구원하는 문제와도 같은 것들이다. 우주쓰레기 문제, 인류의 우주로의 이주 문제, 우주에서의 임신을 가능하게 만드는 문제, 아프리카 기아 문제 등. 미래 인류가 떠안을 수도 있는 문제를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로 삼고 진지하게 탐구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놀랍다.
세계의 중심에서 이런 고민들을 하는 사람들을 길러내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하고 있는건지 참 괴리감이 든다.
그럼 부모로서 내가 할 것은 무엇인가?
똑똑한 부모가 되지 말고 아이와 대화하는 부모가 되자
레이 커즈와일이라는 구글 브레인팀 디렉터가 있다. 이 분은 세계최초로 신디사이저라는 혁신적인 디지털 악기를 만든 과학자이며 발명가, 그리고 미래학자이기도 한 천재적인 분이다. 이 분을 구글 사업장이라는 지근거리에서 경험하며 직접 질문했다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자라났길래 이런 독보적인 과업을 성취할 수 있는 건지.
그 분의 대답은 자신은 천재는 아니며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건 자신이 기억하는 가장 어린 나이인 5살때 부터 엄마와 식탁에서 그렇게나 많은 대화를 했다고 한다. 자신의 무궁무진한 어린 아이다운 질문에 엄마는 모두 빠짐 없이 대화를 이어가 주셨고 모르는 부분들은 같이 도서관에 가서 그 답을 찾아 보는 경험을 꾸준히 했다고 한다. 그리고 집 옆 오솔길을 걸어가며 하루에 두 세 시간 엄마와 자유로운 대화를 매일 했다는 것이다.
피카소가 얘기했듯이 모든 아이들은 천재로 태어나지만 부모와 사회의 아둔한 교육으로 바보가 되어 가는 것일까?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물음과 문제제기에 부모로서 최선을 다해 해답을 찾아가 주고 함께 대화를 끊이지 않고 이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문화는 밥상머리에서 말도 하지 말고 밥이나 빨리 먹어야 하며 어른 말에 말대꾸도 하면 안되는 분위기가 있어 왔다. 그런 문화 속에서 자란 지금의 어른들이 사고를 바꿔서 아이들이 얼마든지 기존의 상식과 문제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을 달가와 하고 오히려 그것을 칭찬하고 북돋아줘야 하는 시점이다.
어렸을 때는 부모가 아이의 모든 것이고 모든 모방의 대상이 된다.
부모가 보는 것을 아이가 보고, 부모가 말하는 것을 아이가 듣는다.
지금 유튜브에서 연예기사나 드라마를 볼 때가 아니다.
우리 아이가 넓은 시야를 가지고 세상을 보기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다양한 인사이트와 관심사를 가져야 한다. 부모들의 관심사가 아이들에게 그대로 투영되기 때문이다. 그 관심사를 가지고 매일의 식탁에서 아이와 정답이 없는 대화놀이를 해보자. 학원이 해줄 수 없고, 일타강사가 해줄 수 없는 것을 우리 부모는 해줄 수 있다. 지금 당장.
육아의 만재가 되어 보자.
'육아천재를 넘어 육아만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쓰기 능력 높이는 방법 (5) | 2023.05.26 |
---|---|
2009년생 이후 학생들에게 해당하는 고교학점제와 고교 선택의 문제 (10) | 2023.05.25 |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하려고 (10) | 2023.05.23 |
우리 아이 현장체험학습 도시락 - 이것만 넣어주면 무조건 성공 (10) | 2023.05.19 |
부모가 되고 우리는 필연적으로 리더가 되어간다 (17) | 2023.05.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