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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경제 이야기

우리들의 블루스 - 사고 쳐도 야반도주 할 수 없는 현실

by 줄그결 2022.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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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블루스 - 사고 쳐도 야반도주할 수 없는 현실

 

우리들의 블루스 캡쳐

 

88만원 세대의 서론

우석훈 교수의 88만원 세대는 당시 20대였던 80-90년대생들에게 큰 위로를 주었다. 그 서론은 열심히 일해 봐야 월 88만원을 받게 되는 20대들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시가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눈이 맞았는데, 어디로 도망가서 살 데가 없다는 것이다. 과거 50~60년대 태어난 이들은 눈이 맞으면 야반도주하여 살림을 차릴 수가 있었다. 그러나 80년대 생들부터는 이런 상상 자체가 불가능하다. 나라의 경제가 젊은이들을 그렇게 짓누른다는 것이다. 도망가도 살 수 없는 지금의 아픔이 상식이 된 2022년 우리들의 블루스는 아픈데 위로가 된다. 고교생 커플로 나오는 정현/방연주 커플의 애틋한 사연은 그 아픔을 잘 드러냈다. 

 

 

사랑으로 생긴 아이

극중 방연주는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다음 조용히 낙태수술을 감행하려 했다. 그런데, 아이는 이미 20주가 넘었고, 그 사실을 확인한 순간 자신의 미래와 삶이 완전히 무너짐을 느꼈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낙태가 가능한 병원을 수소문한 후 독한 맘을 품고 들어갔다. 그런데, 아이의 심장소리를 듣고는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살고자 하는 생명의 움직임에 무너진 것이다.

 

아이 아빠예요.

정현은 방연주의 임신 사실을 듣고 의외의 모습을 보인다. 놀라지만, 당황하지는 않았다. 자신의 인생이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인데, 방연주 보다 오히려 의연하고 강직한 모습을 보였다. 버스에서 아이 아빠예요라고 외치는 장면에서는 불장난으로 생긴 아이를 어떻게 하지 못해 도망쳐버리는 보통의 어린 남자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었다. 방연주도 그런 정현의 모습을 보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집을 마련해 주세요.

정현은 아버지에게 아이가 생겼다는 말과 함께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한다. 막막한 자신들의 현실에서 야반도주해도 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다. 21세기에는 청년이 집을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고 쳐도 해결은 부모가 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들의 블루스의 가장 매력적인 면은 

힘든 우리의 현실이 그대로 녹아 있는데, 동화처럼 풀어낸다는 점이다.

어렵고 힘들지만, 어떻게든 이겨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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