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현충일과 6.25 전쟁 기념일이 있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이제 전쟁을 직접적으로 겪은 세대가 점점 사라지고 있기에 6.25 전쟁이 어떤 전쟁이었는지 생생하게 기억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다음 세대들에게 처참했던 한국전쟁의 역사와 우리 민족의 비참했던 과거를 잘 이야기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여기 6.25 전쟁과 관련한 영화를 소개한다.
태극기 휘날리며 (2004)
태극기 휘날리며의 내용과 줄거리
2000년 대 들어서 처음으로 6.25전쟁을 소재로 삼은 영화로 당시 유명 남자 배우 둘이 주연을 맡고 열연을 해서 극의 완성도를 높인 영화이다. 1950년을 배경으로 두 형제가 전쟁이란 비극 속에 휘말리며 어떻게 인생이 달라지는지 보여준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약혼녀(영신)와 동생(진석)을 위해 구두닦이를 하며 말 못 하는 어머니를 대신해 열심히 사는 형(진태)은 삶이 목적이 오로지 동생 진석의 대학 진학이다. 그만큼 자신의 희생을 희생으로 여기지 않으며 가족은 서로의 대한 사랑과 희생으로 뭉쳐 있던 시절이었다.
1950년 6월의 어느 날, 한반도에 전쟁에 일어났다는 신문이 배포되고 두 형제는 느닷없이 전장으로 내몰린다. 포성과 아우성 속에서 겁에 질린 진태의 가족들은 이렇게 두 형제의 강제 징집으로 불행했던 우리 역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간다. 6.25전쟁이 한 가족을 어떻게 비참하게 해체시키는지 이 영화를 통해 볼 수 있다.
동생의 징집해제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전쟁에 공을 세우는 것임을 알고 진태는 죽을 힘을 다해 싸우며 결국 혁혁한 공을 세우고 전쟁 영웅이 되지만 동생 진석의 눈에 형은 무섭게 변해 가는 낯선 인간의 모습으로 비치기도 한다. 둘은 그렇게 갈등을 겪으며 전쟁의 시간을 함께 보낸다. 형 진태는 동생을 살려서 자신보다 먼저 이 전쟁터에서 내보내기 위해 싸웠고 그러면서 빨갱이에 대한 적개심이 생겨났으며 그래서 더욱 죽기 살기로 싸웠던 것이다. 두 형제에게 남이니 북이니 하는 이데올로기는 전혀 문제가 아니었다. 사랑하는 가족이 안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만을 서로 바라는 마음이 그들을 앞뒤 안 가리고 싸우게 하는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전쟁의 광기에 자기도 모르게 물들어 가는 형 진태와 진석은 점점 타인이 되어 가는 중에 이야기는 전환점을 맞이한다. 진태의 약혼자인 영신이 좌익으로 몰려 우익 청년에게 살해되고 국군에 의해 몸이 불에 타 죽는다. 그 소식을 들은 진태는 이제 제정신이 아니다. 복수심으로 가득 차 인민군의 선봉장이 되어 인민군 편에서 싸우게 된다. 하지만 죽은 줄로만 알았던 동생 진석은 살아 있었고 형이 인민군 편에서 싸운다는 소식을 듣고 진석은 목숨을 걸고 군율을 어기며 적장에 들어간다. 이해할 수 없었던 형이었지만 형의 소식을 다시 들었을 때 동생 진석도 자기의 목숨을 걸고 형을 만나러 간 것은, 처음에 형이 동생을 위해 자신의 목숨조차 아끼지 않고 전쟁에서 싸웠던 그 마음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진석은 마침내 형 진태를 만난다. 이미 온전한 정신으로 살아 있는 자의 눈빛이 아닌 형 진태와 그런 광기로 미쳐 버린 형을 다시 제정신을 들게 하고자 온몸으로 형을 부르짖는 동생 진석의 재회 장면에서는 보는 이로 하여금 눈물이 멈추지 않게 한다. 서로의 생사를 확인했지만 이미 너무 많은 걸 잃었고 역사는 잔인하게도 가족을 예전의 평화로운 일상으로 되돌려 보내지 않는다.
태극기 휘날리며 감상 링크 ↓
영화를 보고 난 후
1998년 개봉한 라인언 일병 구하기라는 영화가 있다. 제 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배경으로 라이언이란 병사를 구하기 위한 한 부대의 구출작전을 여정으로 그려 낸 전쟁영화다. 전쟁이란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인간을 인간으로 만들어 주는 서로를 위한 배려와 희생 같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로 전쟁 영화의 패러다임을 바꾼 영화다. 우리나라의 태극기 휘날리며 영화도 한국의 처참했던 6.25 전쟁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실감 나게 재현하며 전쟁이란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가족 간의 사랑과 우애가 어떤 힘을 가지고 인간을 바꿔 놓는지 보여 준다. 모든 관계가 철저하게 피상적이고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그 시절과는 다르게 오히려 갖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해 준다. 그리고 전쟁은 정말 끔찍한 것임을 그 전쟁을 겪어 보지 못한 우리 세대에게 간접적으로나마 알게 해 준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