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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음악 콩쿠르 -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by 줄그결 2023.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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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리나라에서 거론되는 세계 3대 음악 콩쿠르가 있다.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가 그 주인공이다. 그런데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켰고 2022년 4월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은 긴급총회를 열어 회원들의 투표를 통해 차이콥스키 콩쿠르의 연맹회원 자격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지금 상태로는 앞으로의 차이콥스키 콩쿠르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2015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해서 지금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명연주자의 반열에 올라있다. 지휘자 정명훈, 피아니스트 백혜선, 피아니스트 임동민, 임동혁, 손열음, 조성진, 그리고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김봄소리 등 많은 한국의 연주가들이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벨기에 국왕 알베르 1세의 왕비 바이에른 엘리자베스 이름을 따서 열리는 세계적 권위의 음악 콩쿠르이다.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 매년 5월에 열린다.

벨기에 출신의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외젠 이자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1937년 시작된 이자이 콩쿠르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유래가 되었다.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에는 열리지 않았고 그 이후에 지금의 이름인 퀸 엘리자베스로 변경되어 2021년 코로나로 인한 개최 연기를 제외하고 계속 현재까지 콩쿠르가 개최되고 있다. 

 

5년마다 오로지 피아노 부문으로만 열리는 쇼팽 콩쿠르와, 4년마다 모든 악기 부문으로 열리는 차이콥스키 콩쿠르와는 달리,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악기 부문을 달리 해서 매 년 개최된다. 2012년까지는 작곡 부문이 있었는데 폐지되고 작곡 대신 첼로 부문이 2017년에 신설되었다. 지금은 바이올린, 피아노, 첼로, 성악 부문의 순서로 매 년 콩쿠르가 열린다. 

 

 

 

12명의 파이널리스트가 선발되고 6명의 순위 우승자를 정한다. 나머지 6명은 입상자로 발표한다. 이 12명의 파이널리스트들은 워낙 명성이 자자한 콩쿠르인만큼 12명 안에 들어간 것만으로도 큰 이력을 남길 수 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다소 무서운 특이점

 

보통의 국제 콩쿠르 같은 경우 약 2주동안의 시간에 걸쳐 모든 라운드를 꼼꼼히 다 배치해서 우승자를 가린다. 그런데 퀸 엘리자베스는 그 시간의 2배가 되는 한 달을 넘는 시간 동안 콩쿠르가 진행된다. 최종 라운드까지 진출한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준비해 온 협주곡 1곡 이외에 콩쿠르 주최 측에서 지정한 1곡을 더 연주해야 하는데 그 악보를 최종 라운드 진출이 확정되었을 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출연자들에게는 이제 막 받은 신작 악보를 읽고 연습하고 소화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콩쿠르보다 훨씬 긴 시간을 대회에 참가해야 하고 그 시간 동안 큰 압박을 견디며 대회에 끝까지 참가해야 하는 힘든 점이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하자면 이 파이널리스트들은 뮤직샤펠이라는 궁에 갇힌 채 마지막 본선을 준비한다. 철통 보안과 공정성을 위해 참가자들은 외부와의 접촉을 아예 차단당하는 것이다. 심지어 핸드폰도 사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음식도 당연히 주최측에서 제공해 주는 것을 받아먹는다. 영화 올드보이의 만두 급식이 떠오른다. 그렇게 오로지 이 세상에 음악과 자신만이 존재하는 2주간의 시간을 잘 견디고 마지막 대회를 치르게 된다. 경쟁자들과 함께 2주간을 보내며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 파이널리스트들의 멘털이 정말 대단하다. 

 

 

우리나라의 역대 수상자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를 거친 많은 한국인 수상자들이 있다.

몇 명을 추려서 이야기한다. 피아노 부문에서는 현 경희대 교수로 재직 중인 피아니스가 두 명 있다. 2007년 5위로 입상한 임효선 피아니스트, 그리고 2010년 5위 수상자이자 현 경희대 교수인 김태형과, 같은 해 6위 수상자인 김다솔 피아니스트가 있다. 2016년에는 피아니스트 한지호가 4위로 입상했다. 1991년에는 전 서울대 교수 백혜선 피아니스트가 4위로 입상했고 2003년에는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3위를 수상했지만 편파판정을 주장하며 수상을 거부하기도 했다.  

 

현재 활발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를 중심으로 보면 바이올린 부문에서는 2012년 3위에 입상한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가 있고, 2015년 1위를 거머쥔 임지영 바이올리니스트가 있다. 이 때 이야기를 실제로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파이널리스트도 있다. 영화를 보면 실제 손에 땀이 날 정도다. 

 

영화 파이널리스트
영화 파이널리스트

 

그리고 첼로 부문에선 작년 2022년에 첼리스트 최하영이 당당히 1위로 우승을 했다. 성악 부문에선 2011년 소프라노 홍혜란이 동양인 최초로 우승을 했으며 2014년엔 소프라노 황수미와 박혜상이 1위와 5위로 각각 입상했다. 그리고 어제인 2023년 6월 4일 드디어 성악 부문 신설 이후 아시아 출신 남성 성악가 중에서 최초로 우리나라의 바리톤 김태한이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5위에는 베이스 정인호도 호명되었다. 엄청난 쾌거다. 

 

바리톤 김태한은 결선 둘째날 무대에서 베르디의 곡을 프랑스어로 소화해서 연주했다. 보통 베르디의 곡은 베르디가 이탈리아 사람이기 때문에 이탈리아어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데 콩쿠르 주최국인 벨기에가 프랑스어권 국가라는 점을 생각해서 레퍼토리를 고심 끝에 그렇게 선정한 것이다. 관객들과 심사위원들에게 프랑스어로 노래를 부르는 진정성이 잘 전달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202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는 세계적인 우리나라 성악가인 조수미가 심사위원으로 선정되었는데 이렇게 우리나라의 연주가가 1위를 하게 되어 더 뜻깊은 것 같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바리톤 김태한은 대회 참가 중에서 가장 어린 나이의 연주가였고 선화예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음대에 진학한 순수 국내파다. 이러하기에 더욱 자랑스럽다. 

 

 

 

K문화의 영향력은 K-Classic도 한 몫을 한다. 우리나라의 젊은 클래식 연주가들이 세계를 상대로 멋진 활약을 해 주고 있다.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우리나라 안에서도 클래식을 향한 관심과 애정이 그들의 대단한 활약상과 함께 자라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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