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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카고 줄거리와 내용, 그리고 그 의미

by 줄그결 2023.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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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역사에서 오페라의 유령과 캣츠에 이어 세 번째로 오래 롱런하고 있는 뮤지컬 시카고가 25주년 기념으로 오리지널 내한 공연 중이다. 1975년 6월 3일 뉴욕 브로드웨이 초연 이래 50여 년이 되어 가는 세월 동안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은 뮤지컬 시카고는 2017년 이후 6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공연된다. 시카고는 미국 역사상 최장 공연을 기록한 스테디셀러로 캐나다와 영국, 호주 등 전 세계 36개국 500개가 넘는 도시에서 3300만 명의 관객을 사로잡은 뮤지컬이다.

 

 

원작자는 미국의 희곡작가이자 시카고 트리뷴지의 기자였던 모린 달라스 왓킨스이다. 그녀는 경력을 쌓는 과정에서 법원을 취재하는 기자로 일했는데 이 때의 경험을 재료 삼아 연극 시카고를 썼으며 1975년 드디어 뮤지컬 시카고로 각색되어 세상에 선보이게 된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뮤지컬의 전형적인 스타일인 오페라의 유령이나 캣츠 같은 화려한 무대 연출이나 경쾌한 분위기와는 다른, 재즈 음악만큼이나 끈적끈적한 분위기와 음울하고 어두운 이야기가 무대를 점령한다. 뮤지컬 시카고의 매혹적인 쾌락의 어두운 세계 속으로 잠시나마 빠져 보자.

 

뮤지컬 시카고 25주년 기념 오리지널 내한 공연 예매 사이트

 

 

뮤지컬 시카고의 배경

 

1920년대 미국 시카고가 뮤지컬의 배경이 된다. 금주령이 내려지고 마피아들이 활개를 치며 각종 사건과 사고로 도시 전체가 점철되어 있던 어두운 시기를 배경으로 뮤지컬은 시작된다. 거대한 무대장치도 없고 화려한 소품도 없이 무법천지의 뒷골목과 교도소로 관객들을 무자비하게 끌어들이는 뮤지컬 시카고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뮤지컬 시카고의 주요 등장인물과 줄거리

 

  • 록시 하트 (Roxie Hart) : 주인공이 되는 재즈 싱어를 꿈꿨지만 코러스로걸로 전전하다가 자동차 정비공 에미모스 하트와 결혼해서 평범한 주부로 산다. 가구 외판원인 프레드 케이슬리와 내연관계를 맺으며 지낸 어느 날 그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고선 그를 총으로 살해하고 쿡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된다. 이후 시카고 최고의 변호사 빌리 플린에게 사건을 의뢰하고 온 세상의 주목을 받는다. 그동안 꿈꿔온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스타의 자리에 오르며 무죄 판결을 받지만 그녀에게 쏠렸던 모든 관심과 인기는 또 다른 세간의 사건으로 옮겨지는 것을 경험하며 모든 일에 허무함을 느끼고 벨라 켈리와 2인조 공연을 하며 스타가 된다. 
  • 벨라 켈리 (Velma Kelly) : 록시 하트와 함께 주인공 역할을 맡은 벨라 켈리는 여동생과 함께 전국을 돌며 공연을 하던 인기스타였는데 여동생과 남편의 불륜 장면을 목격하고 두 사람을 다 죽여 쿡 카운티 교도소에 들어오게 된다. 록시보다 먼저 변호사 플린에게 사건을 의뢰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이내 세상의 모든 관심이 록시 하트에게 쏠리고 벨라 켈리는 잊힌다. 록시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내어 주고 무죄를 선고받으며 석방되지만 그 후에 록시에게 제안했던 2인조 공연을 하게 되면서 다시 세상의 주목을 받는다. 
  • 빌리 플린 (Billy Flynn) : 시카고 제일 가는 변호사로 이 세계에서 석방의 보증수표류 유명하다. 오직 돈만을 사랑하지만 목적을 위해서라면 자신도 사랑이란 걸 할 줄 아는 사람으로 포장하는 수완이 능수능란한 사람이다. 수임료를 자신의 몸으로 때우려 하던 록시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게 하고 대신 에이모스 하트를 통해 록시의 물건을 경매로 내놓아 그 돈으로 자신의 수임료를 받아간 능력이 출중한 속물이다. 록시와 벨라 사이에서 둘을 이간질시키기도 하지만 대단한 능력으로 둘을 결국에 무죄로 석방시킨다. 
  • 에이모스 하트 (Amos Hart) : 록시 하트의 남편이다. 자동차 정비공이고 록시가 정부와 바람을 피우다 살인까지 저질렀음에도 그녀의 죄를 대신 뒤집어쓰려고도 하며, 그녀의 변호사 수임료를 지불하기 위해 애쓴다. 세상의 무관심에도 록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뒷바라지하지만 결국엔 그녀의 말도 안 되는 임신 언론플레이와 헛된 망상에 사로잡혀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그녀에게 지쳐서 그녀를 떠난다. 
  • 메리 선샤인 (Mary Sunshine) : 유력 일간지의 기자로 변호사 빌리 플린의 언론 플레이에 놀아나는 가볍고 저질스러운 캐릭터다. 이 역할에는 은유적인 장치가 있다. 원래 메리 선샤인은 여자지만 극중에서 남자가 여장을 하고 공연을 한다.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메리 선샤인이라는 인물로 전해주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 실제 이 역할의 배우가 누구인지 공연 전에는 알 수 없다고 하며 공연 팸플릿에도 배우의 이름이 이니셜로만 쓰이는 것이 전통이다. 

 

위의 등장인물 소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뮤지컬의 주인공들은 살인자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살인행각을 반성하기는 커녕 세상의 주목을 받는 스타가 되고자 감옥에서조차 끊임없이 일을 꾸민다. 살인을 저지르고도 일약 스타가 되기를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가 참 현실적이지 않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아예 없는 일이 아닌 것 같다. 어느 한 사람의 불행한 이야기가 언론에 의해서 엔터테인먼트의 소재가 되기도 하고 얼굴이 예쁜 범죄자의 팬클럽이 생기기도 하는 일이 벌어지는 걸 보면 말이다. 

 

 

 

 

 

 

남편과 여동생의 불륜현장을 목격하고 그 둘을 살해한 벨라는 쿡 카운티의 수감된 화제의 여죄수다. 이 곳에서 간수이자 홍보 담당자인 마마에게 잘 보이면 세상의 관심도 받고 무죄로 석방되어 다시 화려한 무대에 설 수 있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변호사 빌리 플린과의 검은 모종의 거래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벨라는 마마와 빌리 플린과의 거래를 통해 교도소 속의 인기녀로 지내고 있었는데, 이 후에 코러스걸인 록시 하트가 교도소에 들어오면서 빌리 플린과 언론의 관심이 그녀에게로 쏠린다. 록시가 빌리 플린과 함께 작당모의를 통해 언론을 주무르고 대중을 속이며 시카고의 인기를 한 몸에 받게 되는 과정과 동시에 벨라가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 가는 과정을 통해  씁쓸한 무대 위 비즈니스쇼를 보게 된다. 

 

뮤지컬 시카고를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들

 

돈과 명예, 외모가 지상 최고의 가치가 되는 자본주의가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사회에서는 정말 중요한 가치와 그렇지 못한 가치가 뒤바뀌는 상황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그러니 그 시절 실제로 살인, 욕망, 부패, 폭력, 착취, 간통, 배신이라는 선전 문구를 내세워 작품을 홍보한 뮤지컬 시카고에서는 이런 말도 안되는 일들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돈으로 모든 것을 없애기도 하고 만들어내기도 하는 위험하고 매혹적인 세상이 시카고라는 무대 위에서 우리의 눈과 귀를 자극하며 매혹적으로 탄생한다. 

 

 

 

 

이렇게 돈이면 모든 진실을 왜곡할 수 있고 사람들의 마음을 살 수 있다고, 돈으로 범죄자가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뮤지컬 시카고는 우리에게 물질 만능주의, 황금만능주의의 이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풍자와 더불어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우매한 대중을 상대로 말도 안 되는 기사를 무기 삼아 그들을 조종하려 들고 배고픈 하이에나처럼 대중들의 입맛에 맞는 먹잇감인 특종만을 찾아 몰려다니며 그 먹잇감을 물고 뱉고 버리는 언론의 행태에 대한 문제다. 돈과 부패한 쾌락에 맞서기는커녕 그것과 맞물려 돌아가면서 싸움을 붙이고 흥을 돋우는 언론의 행태를 싸늘하게 고발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뮤지컬 시카고의 작가가 언론사 기자 출신이었기 때문에 더욱 와닿는 부분이다. 

 

극 중 몇 번의 기자회견 장면에서 기자들은 변호사 플린의 꾸며진 시나리오에 끌려 다니고, 더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기삿거리가 나오면 물고 있던 기삿감도 내팽개치고 떠난다. 그들뿐만 아니라 대중의 관심사도 변화무쌍하긴 마찬가지다. 오늘날, 좀 더 자극적인 인터넷 기사들을 찾아다니는 대중과 그런 대중들의 입맛에 맞는 맛있는 뉴스의 소재를 낚으러 다니는 언론사들의 모습과도 일맥상통하는 장면이다. 

 

1920년이라는 시대상 속에서 만들어진 뮤지컬이지만, 어떻게 보면 오늘날의 시대상황과 우리들의 모습과도 전혀 이질감이 없이 와닿는다. 뮤지컬 시카고는 이런 시대를 관통하며 아우르는 이야기 속 풍자가 있기에 오랜 세월동안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뮤지컬 시카고 관람을 위해 아래 그림을 클릭하면 바로 예매사이트로 연결된다.

2023년 8월 6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볼 수 있다.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 내한 예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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